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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 | 90호현장 돋보기 | 30년 흑자기업 한국게이츠의 폐업으로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쫒겨난 노동자들 /채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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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흑자기업 한국게이츠의 폐업으로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쫒겨난 노동자들



회사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노동자의 입장과 가치는 1도 없었습니다.

한국게이츠는 미국 51%, 일본 19%, 한국 30%가 투자해서 1989년에 대구 달성공단에 공장을 설립하고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등 완성차에 타이밍벨트류와 오토텐셔너를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업체입니다.  전체 직원 160여 명으로 연간 매출 800억~1,000억 규모로 순수익 평균 60억 원을 내는 대구에서는 알짜 우량기업입니다. 회사의 임금착취와 부당한 현장통제로 1999년에 관리파트를 제외한 전체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그후 임금인상, 복지, 현장통제가 줄었고 지난 20여 년 동안 단체교섭을 통해 여러 가지 현안 문제를 해결했고, 노사관계도 정상적으로 되었습니다. 



매년 평균 60억 정도 흑자를 냈던 회사가 정말 폐업만이 답이었을까요? 

경영권을 가진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한국 제조업 공장의 일반적인 이익보다 월등히 높은 이익을 창출했지만 더 많은 이윤으로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기 위해 한국게이츠를 폐업하고 중국공장으로 물량기지를 옮겨 역수입해 완성차로 납품하는 아주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입니다. 

폐업으로 인한 해고를 2020년 8월 1일부로 시행했는데 회사는 폐업소식을 법이 정한 한 달 전 기일에만 맞춰 6월 26일 갑자기 본사 임원이 와서 전체 직원을 소집해 오늘부로 한국게이츠는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구성원과는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믿기질 않아 멍하게 있었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적어도 청춘을 바쳐 일한 회사의 직원에게 이런 방식은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회사는 주주총회에서 폐업을 결정했고 자진해서 그만두는 사람에게 근속년수에 맞추어 위로금을 지급하고 위로금 지급여부는 7월 20일까지 신청하는 사람에 한해 지급하고 회사와 관계된 어떠한 법적문제는 모두 취하하는 조건으로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평균나이가 50살인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면 발생될 앞으로의 생계문제에 너무 힘들어 했고 회사의 일방적인 태도에 불만이 터저 나왔지만 혹시 위로금도 못 받을까 해서 25명을 제외하고 스스로 사인하고 눈물을 흘리고 남아있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공장을 떠났습니다.


  


그후 남은 19명의 조합원들은 게이츠 자본의 부당한 공장폐업을 알리고 다시금 공장에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다니며 투쟁을 했습니다.

청와대, 미대사관, 국회,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울산 현대자동차 생산공장, 대구시청, 노동청 등 연관이 된다고 판단되는 모든 곳에서 진실을 토로하고 규탄했습니다. 또한 대구시민에게 알리고 함께 하고자 대구 전체를 13일간 도보투쟁도 하고 시민 1만명 서명운동을 해서 16,000명에게 서명도 받았습니다.

심지어 시청앞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 투쟁을 함께하는 대구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까지 단식농성을 진행하였고 한국게이츠 공장부지를 인수한 업체 본사에서도 로비 점거와 사무실점거 또다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통해 투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로 인하여 앞으로 더 많은 피해 업체가 생겨날 것입니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반의 변화로 인해서 더 많은 구조조정과 폐업사태를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투쟁을 함께했던 모든 동지들이 분노했습니다. 하루아침에 노동자들에게 살인선고를 하여 길거리로 쫒겨난 사람들은 있는데 정작 책임질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한국게이츠 문제해결과 제2의 한국게이츠 사태로 피해보는 노동자들은 없어야 하고 자본들의 폐업으로 일방적 해고를 막기 위해서는 노동자을 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노동자에게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가정을 파괴하고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자본의 이윤 때문에 해고되는 노동자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가정을 지키고 내 직장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일해온 노동자들의 삶과 가치는 매우 고귀하고 순결하기에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노동자들을 지킬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한국게이츠 사태와 같은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일 것입니다.

 

  



글.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 지회장. 한국게이츠 대구공장에서 20년이 넘게 일하다 회사의 일방적인 흑자폐업에 해고된 이후 19명의 동지들과 함께  550일 동안의 투쟁으로 마침내 노조와 미국 본사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