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23.01 | 101호밥통 칼럼 | 신년인사 - 아직 꾸어야 할 꿈이 많습니다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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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꾸어야 할 꿈이 많습니다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밝게 떠오르는 해의 기운이, 전국의 각 농성장과 투쟁 현장에 승리의 기운으로 퍼져나가기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은 지난 해로 출동 10년을 맞았습니다. 많은 동지들의 응원과 지원이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밥통’과 함께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의 인사를 올립니다.


2013년 강남역 삼성본사 앞에서 투쟁을 하던 동지들, 지방에서 올라와 노숙 투쟁을 하던 삼성서비스지회 동지들께 노란 밥차에서 하루 삼시 세 끼를 밥을 지어내던 밥통 초창기 활동이 기억납니다. 이후 각 지역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순회 출동을 했던 일, 서울에서 벌어지는 노숙 투쟁 연대, 전국각지에서 벌어지던 고공농성투쟁 연대, 소수자투쟁 연대, 강원도부터 제주까지 벌어지는 환경투쟁 연대, 전국의 해고투쟁 연대, 참사투쟁 연대 등 밥통의 역사는 우리 사회 투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밥통 활동 6년 만에 밥통부엌을 만든 일도 의미있게 남습니다.

백여 분의 후원동지들이 열흘 만에 1천여만 원이 넘는 돈을 모아주셔서 밥통부엌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마땅한 부엌 없이 출동 준비는 물론, 설거지도 빌려 사용하다가, 온전히 밥통의 출동을 위한 밥통부엌을 우리들의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바닥을 새로 깔고 벽지를 바르는 등 새 단장에 손을 보태 주시는 동지가 있었는가 하면 냉장고 등 설비를 지원한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오래되어 무뎌진 칼을 갈아주는 동지가 있는가 하면, 일하는 동지들 드시라고 슬그머니 음료를 놓고 가는 동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0년 만에 지역 밥통인 ‘경남밥통’이 만들어진 일에 우리는 감동했습니다.  

밥통이 필요 없는 세상을 꿈꾸면서도, 그 다른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지역 밥통을 꿈꾸어 왔습니다. 전국 각지에 밥통이 만들어지고, 밥으로 동지들과 연대하는 문화가 퍼져나간다는 것은, 우리를 따뜻하게 만드는 또다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노란 밥차의 시동이 꺼지지 않은 2023년 새해,
밥통이 꿈꾸는 다른 세상이 오지 않은 한, 
아직 우리가 꾸어야 할 꿈이 있는 한, 
밥통은 오늘도 출동을 준비하며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올 한 해도 밥통과 함께, 
평등하고 평화로운 새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2023, 새해 아침.

밥통 이사장 김수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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