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19.01 | 54호신년사 | 주저앉지 않고 일어설, 머무르지 않고 나아갈/한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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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 | 54호

[신년인사]

주저앉지 않고 일어설, 머무르지 않고 나아갈

한광주(밥통 이사장)


올해도 새해는 어김없이 우리 앞에 왔습니다.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은 

여러 싸움터에 100회를 웃돌아 출동했습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노란 밥차가 제주도에 건너가,

예멘 난민분들께 그분들의 전통 음식을 해드리고,

제주의 여러 투쟁 현장에 출동하여 

반가운 분들과 밥을 나눈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을 보태주셨고, 

이에 힘입어 구미, 아산, 춘천 등 지방 순회 출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밥통에 기름을 부어주시는 후원인분들,

밥통 출동에 손을 보태주시는 밥알단분들,

투쟁 현장에서 맛있게 밥을 드셔 주시는 분들,

함께 밥을 하는 십시일반 ‘밥묵차’와 평등 세상을 향한 ‘집밥’ 분들,

그리고, 밥통을 관심 있게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점점 고약해지는 ‘자본’의 썩은 손이 우리의 삶을 잠식하는 현실,

그 누구도 행복해지기 힘겨운 세상 한가운데

목숨을 위협당하는 노동자가 있고,

배제되고 차별받는 장애인이 있고, 

혐오의 시선을 받는 소수자가 있고,

공들여 키운 내 가게를 빼앗기는 영세업자가 있습니다.


부당한 권력에 굴하지 않고, 

목숨 부지하며, 

인간답게 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동지들께 달려가 

함께 나누는 밥 한 끼는,

주저앉지 않고 일어설 수 있는

머무르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연대의 힘을 서로 보태는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날씨가 추울수록

밥차에서 올라오는 국밥의 김은 

더욱 따숩고 진하게 퍼집니다. 


올해도 밥차는 힘찬 시동을 걸었습니다. 

밥하는 데 써야 할 물이 꽁꽁 얼어터지는 추위라든가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서 불판에 불을 당기는 더위도,

동지들께 달려가는 밥차를 멈출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부디 잘 싸워 반드시 이기시라는 염원을 담아,

저희 밥통은 2019년에도 열심히 밥을 싣고 부릉부릉 달려가겠습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 

이사장 한광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