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사람이 있다]
12년차 세종호텔 노동자입니다
차현숙(세종호텔노동조합 사무국장)

세종호텔에 입사한 지 12년.
입사 후 1년간 계약직 직원을 거쳐서 정규직 직원이 되었다. 그 당시는 단일노조였기 때문에 정규직 직원이 되면 유니언 숍으로 무조건 조합원이 되었다. 계약직 직원에서 정규직 직원과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12년.
짧지 않은 시간,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손님의 물건을 잘못 버렸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들은 한 달에 1~2번 하는 윤번(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뒤처리를 하는 것)을 40일이 넘도록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면서도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던 나였는데, 2012년 부당전보 철회,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38일간 호텔 로비에서 파업을 하고 그러면서 진정한 노동자가 되었다. 노동조합의 일정에 열심히 했고 투쟁사업장 연대도 열심히 다녔다.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가정으로 돌아가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다가 노동조합을 알고 파업을 하고 나를 비롯한 가족들의 삶도 바뀌었다. 남편은 세종노조의 파업을 보며 “부당한 일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같이 힘을 모아야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나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집회에 참여를 한 남편을 보고 서비스연맹의 사무처 동지들은 세종노조의 조합원인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남편은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아이들도 엄마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권리를 찾는 학습이 되었다. 큰아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휴일수당, 주휴수당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알려주며 스스로 권리를 찾고자 하였다. 엄마가, 아내가 하는 노조 활동에 힘이 되도록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남편과 아이들이 참으로 고맙다.

복수노조법이 시행되면서 회사는 발 빠르게 친사측 노조(연합노조)를 만들었다. 세종노조의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연합노조로 가입을 하도록 압박을 하고…. 그 과정에서 200명 이상이던 세종노조의 조합원 수가 급격히 줄었다.
회사의 부당한 압박과 노동탄압으로 노동조합 탈퇴만이 아니라, 상당수가 퇴사를 해서 정규직 직원이 300여 명이던 세종 호텔의 정규직 직원도 반토막이 되었다. 정규직 직원이 나간 자리는 약간의 계약직 직원과 필요시에만 (주방, 홀서빙등)아르바이트로 대체를 하고 있다.
2014년 12월 29일, 전보 발령이 났다.
용역직원이 일하던 로비청소 업무인데, ‘퍼블릭’ 파트를 신설하고 입사해서 줄곧 객실청소 업무만 하던 세종노조 조합원 세 명을 ‘퍼블릭 파트’로 발령을 냈다. 말로는 회사가 어려워서 인건비 절감차원이라고 했지만, 용역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건비를 받는 정규직으로 대체하면서 그런 이유를 내놓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회사의 목표는 조합원의 탄압과 경영진에게 함부로 반기를 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고, 부당 전보 발령자 중 한 명이라도 퇴사를 한다면 큰 성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로비에 있는 손님들과 구분이 안 된다는 이유로, 또 객실을 청소하면서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방에서 조리할 때 착용하는 모자를 호텔 로비와 객실 청소할 때도 착용하라는 업무 지시에 불복하며 50일이 넘도록 투쟁해서 철회를 시키는 일이 있었다. 용역 노동자들의 부당한 처우에도 같이 싸워서 그 동안 받지 못한 연차 수당을 받고 연차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회사의 노동탄압 속에서도 조합원들은 부당함에 당당하게 맞섰고 모든 직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였다.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런 성과들은 꾸준히 투쟁하고 있는 세종노조원들의 투쟁에 큰 힘이 되었다.
2018년 양승태 사법농단이 터지고 전 법원행정처 차장인 임종헌이 구속되었다. 임종헌은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다. 일제징용사건 공판 기일을 늦추기 위해서 양승태가 만났던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이 유명환이었다. 그 유명환이 현재 세종대학교 대양학원의 이사장이다.
이런 배경을 두고 세종호텔 경영진은 민주노조 파괴와 정규직 줄이기, 전 직원 연봉제 실시로 인건비 줄이기 등을 시행했다.
2019년 1월 29일, 부당 전보 발령 났던 세 명의 여성노동자가 원직으로 복귀되었다. 조합원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었던 ‘퍼블릭 파트’를 결국 폐쇄했다. 만 4년이 걸린 이 일은,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투쟁한 세종 노조의 성과였다.
친정집에 돌아온 기분이라며 기뻐하는 조합원을 비롯하여, 그 동안 힘들었던 투쟁 과정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조합원들은 모두 기뻐했다.
입사해서 12년 중 9년째 투쟁을 하고 있다.
이제는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 힘들지도 않느냐, 쉽게 해결 안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주장이 정당하고 옳기 때문에.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서 알려야하기 때문에.
혼자는 힘들어도 같이하면 된다.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하게, 멋지게 투쟁하는 아름다운 여성노동자가 되자.
아자아자 파이팅!
이렇게 해 주세요! ★ ‘세종호텔 투쟁 승리 목요집회’에 참가해 주세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세종호텔 앞(명동역 10번 출구) ★ 세종호텔 앞에서 팻말 시위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시간 중에 언제든 함께해 주세요! 월·수·금요일 : 오전 8~12시 / 화·목요일 : 오후 12~6시 ★ 세종호텔노조를 후원해 주세요! 후원 계좌: 하나은행 113-910271-66107 곽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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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다]
12년차 세종호텔 노동자입니다
차현숙(세종호텔노동조합 사무국장)
세종호텔에 입사한 지 12년.
입사 후 1년간 계약직 직원을 거쳐서 정규직 직원이 되었다. 그 당시는 단일노조였기 때문에 정규직 직원이 되면 유니언 숍으로 무조건 조합원이 되었다. 계약직 직원에서 정규직 직원과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12년.
짧지 않은 시간,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손님의 물건을 잘못 버렸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들은 한 달에 1~2번 하는 윤번(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뒤처리를 하는 것)을 40일이 넘도록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면서도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던 나였는데, 2012년 부당전보 철회,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38일간 호텔 로비에서 파업을 하고 그러면서 진정한 노동자가 되었다. 노동조합의 일정에 열심히 했고 투쟁사업장 연대도 열심히 다녔다.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가정으로 돌아가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다가 노동조합을 알고 파업을 하고 나를 비롯한 가족들의 삶도 바뀌었다. 남편은 세종노조의 파업을 보며 “부당한 일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같이 힘을 모아야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나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집회에 참여를 한 남편을 보고 서비스연맹의 사무처 동지들은 세종노조의 조합원인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남편은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아이들도 엄마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권리를 찾는 학습이 되었다. 큰아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휴일수당, 주휴수당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알려주며 스스로 권리를 찾고자 하였다. 엄마가, 아내가 하는 노조 활동에 힘이 되도록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남편과 아이들이 참으로 고맙다.
복수노조법이 시행되면서 회사는 발 빠르게 친사측 노조(연합노조)를 만들었다. 세종노조의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연합노조로 가입을 하도록 압박을 하고…. 그 과정에서 200명 이상이던 세종노조의 조합원 수가 급격히 줄었다.
회사의 부당한 압박과 노동탄압으로 노동조합 탈퇴만이 아니라, 상당수가 퇴사를 해서 정규직 직원이 300여 명이던 세종 호텔의 정규직 직원도 반토막이 되었다. 정규직 직원이 나간 자리는 약간의 계약직 직원과 필요시에만 (주방, 홀서빙등)아르바이트로 대체를 하고 있다.
2014년 12월 29일, 전보 발령이 났다.
용역직원이 일하던 로비청소 업무인데, ‘퍼블릭’ 파트를 신설하고 입사해서 줄곧 객실청소 업무만 하던 세종노조 조합원 세 명을 ‘퍼블릭 파트’로 발령을 냈다. 말로는 회사가 어려워서 인건비 절감차원이라고 했지만, 용역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건비를 받는 정규직으로 대체하면서 그런 이유를 내놓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회사의 목표는 조합원의 탄압과 경영진에게 함부로 반기를 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고, 부당 전보 발령자 중 한 명이라도 퇴사를 한다면 큰 성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로비에 있는 손님들과 구분이 안 된다는 이유로, 또 객실을 청소하면서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방에서 조리할 때 착용하는 모자를 호텔 로비와 객실 청소할 때도 착용하라는 업무 지시에 불복하며 50일이 넘도록 투쟁해서 철회를 시키는 일이 있었다. 용역 노동자들의 부당한 처우에도 같이 싸워서 그 동안 받지 못한 연차 수당을 받고 연차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회사의 노동탄압 속에서도 조합원들은 부당함에 당당하게 맞섰고 모든 직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였다.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런 성과들은 꾸준히 투쟁하고 있는 세종노조원들의 투쟁에 큰 힘이 되었다.
2018년 양승태 사법농단이 터지고 전 법원행정처 차장인 임종헌이 구속되었다. 임종헌은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다. 일제징용사건 공판 기일을 늦추기 위해서 양승태가 만났던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이 유명환이었다. 그 유명환이 현재 세종대학교 대양학원의 이사장이다.
이런 배경을 두고 세종호텔 경영진은 민주노조 파괴와 정규직 줄이기, 전 직원 연봉제 실시로 인건비 줄이기 등을 시행했다.
2019년 1월 29일, 부당 전보 발령 났던 세 명의 여성노동자가 원직으로 복귀되었다. 조합원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었던 ‘퍼블릭 파트’를 결국 폐쇄했다. 만 4년이 걸린 이 일은,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투쟁한 세종 노조의 성과였다.
친정집에 돌아온 기분이라며 기뻐하는 조합원을 비롯하여, 그 동안 힘들었던 투쟁 과정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조합원들은 모두 기뻐했다.
입사해서 12년 중 9년째 투쟁을 하고 있다.
이제는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 힘들지도 않느냐, 쉽게 해결 안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주장이 정당하고 옳기 때문에.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서 알려야하기 때문에.
혼자는 힘들어도 같이하면 된다.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하게, 멋지게 투쟁하는 아름다운 여성노동자가 되자.
아자아자 파이팅!
이렇게 해 주세요!
★ ‘세종호텔 투쟁 승리 목요집회’에 참가해 주세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세종호텔 앞(명동역 10번 출구)
★ 세종호텔 앞에서 팻말 시위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시간 중에 언제든 함께해 주세요!
월·수·금요일 : 오전 8~12시 / 화·목요일 : 오후 12~6시
★ 세종호텔노조를 후원해 주세요!
후원 계좌: 하나은행 113-910271-66107 곽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