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투쟁소식 ]
비자림로 숲이 사라진다. 제주가 사라진다!
김순애(도청앞천막촌사람들 활동가)

30-40년 동안 자라온 키큰 삼나무들이 양 옆으로 우거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던 비자림로 삼나무 숲이 바리캉으로 밀린 듯 흉측한 몰골로 각종 언론 매체들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그 기괴한 모습은 제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다.
SNS를 통해서 제주도의 시대착오적인 행정이 빚어낸 비자림로의 모습이 퍼져나갔고 제주도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비자림로 삼나무 수백 그루가 단 며칠 동안 베어진 모습에 뜻을 같이 하는 지인과 시민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참여한 시민들은 초록색 천을 허리에 두르고 ‘나는 ◯◯에 식생하는 ◯◯◯입니다’라고 쓰여진 하얀 도화지를 들고 베어진 삼나무 등걸 사이사이에 섰다. 아직 베어지지 않은 삼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의 머리를 가볍게 흩뜨리며 지나갔다. 참여한 시민들은 눈을 감고 잠시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먼저 베어진 나무들을 애도하거나 조용히 주변의 바람을 느꼈다.
제주도는 생각지도 못한 전국적인 관심에 화들짝 놀라 공사를 중단했다. 그리고 생태도로로 만들겠다고 언론에다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비자림로 대안이 나오는 과정에서 제주도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에서는 찬성과 반대 목소리를 심도 깊게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요구했지만 제주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위원회를 꾸려서 단 두차례의 회의를 통해 ‘아름다운 경관도로’라고 이름 붙인 비자림로 대안을 내놓았다. 자문위원회는 이미 정해진 ‘1번, 2번, 3번 안 중 하나를 고르시오’하는 식으로 진행됐고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던 환경전문가는 이미 정해진 답을 고르는 자문위원회에 불참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비자림로 대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자림로 공사가 멈춰있는 동안 비자림로 공사의 필요성이 크지 않음에도 강행되는 이유는 제2공항 연계도로이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비자림로에 이어 백약이오름 등 각종 오름과 곶자왈로 둘러싸인 금백조로가 제2공항 연계도로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제2공항에 대해 지역 사회 갈등과 논란이 크고 아직 확정 고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자림로 공사가 강행되는 것은 성산 제2공항을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팽배했다.
생태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만들었다는 대안은 ‘중앙분리대를 더 넓혀서 가운데 나무를 심겠다’, ‘4차선 도로 한가운데 산책로를 만들겠다’ 등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기존 약속보다 삼나무 숲 훼손을 덮기 위해 인위적인 경관을 조성하겠다는 기만적인 의도가 여실히 담겨있었다.
제주도는 지난 3월18일 비자림로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고 3월 23일 첫 벌목을 시작했다. 이에 시민들은 비자림로 벌목 현장에 오두막을 세우고 텐트를 치고 감시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공사가 시작되는 구간은 작년 벌목 구간과 2km 정도 제2대천교이다. 다리 아래로는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이 흐른다.
비자림로 숲에 삼나무만 있는 줄 알고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천미천 주변은 자생 숲으로 예덕나무, 참솔나무, 식나무 등 다양한 식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2대천교 주변으로 단 이틀 동안 510여 그루의 나무들이 베어졌다. 비자림로의 일부인 제2대천교를 확장하면서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인 천미천도 마구 파헤쳐졌다.
비자림로 확장은 그나마 개발의 광풍에서 비껴서 있던 제주도의 동부 지역 난개발의 신호탄이며 공군기지로서 기능이 예측되는 제2공항 연계도로 공사의 시작이다.
하늘이 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청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라고 쓴 현판을 달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제주가 사라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제 멈춰야 한다. 멈추지 않으면 제주는 사라질 것이다. 제주를 지켜야 한다.
첨부사진 촬영: 이기철




[ 제주 투쟁소식 ]
비자림로 숲이 사라진다. 제주가 사라진다!
김순애(도청앞천막촌사람들 활동가)
30-40년 동안 자라온 키큰 삼나무들이 양 옆으로 우거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던 비자림로 삼나무 숲이 바리캉으로 밀린 듯 흉측한 몰골로 각종 언론 매체들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그 기괴한 모습은 제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다.
SNS를 통해서 제주도의 시대착오적인 행정이 빚어낸 비자림로의 모습이 퍼져나갔고 제주도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비자림로 삼나무 수백 그루가 단 며칠 동안 베어진 모습에 뜻을 같이 하는 지인과 시민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참여한 시민들은 초록색 천을 허리에 두르고 ‘나는 ◯◯에 식생하는 ◯◯◯입니다’라고 쓰여진 하얀 도화지를 들고 베어진 삼나무 등걸 사이사이에 섰다. 아직 베어지지 않은 삼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의 머리를 가볍게 흩뜨리며 지나갔다. 참여한 시민들은 눈을 감고 잠시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먼저 베어진 나무들을 애도하거나 조용히 주변의 바람을 느꼈다.
제주도는 생각지도 못한 전국적인 관심에 화들짝 놀라 공사를 중단했다. 그리고 생태도로로 만들겠다고 언론에다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비자림로 대안이 나오는 과정에서 제주도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에서는 찬성과 반대 목소리를 심도 깊게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요구했지만 제주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위원회를 꾸려서 단 두차례의 회의를 통해 ‘아름다운 경관도로’라고 이름 붙인 비자림로 대안을 내놓았다. 자문위원회는 이미 정해진 ‘1번, 2번, 3번 안 중 하나를 고르시오’하는 식으로 진행됐고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던 환경전문가는 이미 정해진 답을 고르는 자문위원회에 불참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비자림로 대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자림로 공사가 멈춰있는 동안 비자림로 공사의 필요성이 크지 않음에도 강행되는 이유는 제2공항 연계도로이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비자림로에 이어 백약이오름 등 각종 오름과 곶자왈로 둘러싸인 금백조로가 제2공항 연계도로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제2공항에 대해 지역 사회 갈등과 논란이 크고 아직 확정 고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자림로 공사가 강행되는 것은 성산 제2공항을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팽배했다.
생태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만들었다는 대안은 ‘중앙분리대를 더 넓혀서 가운데 나무를 심겠다’, ‘4차선 도로 한가운데 산책로를 만들겠다’ 등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기존 약속보다 삼나무 숲 훼손을 덮기 위해 인위적인 경관을 조성하겠다는 기만적인 의도가 여실히 담겨있었다.
제주도는 지난 3월18일 비자림로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고 3월 23일 첫 벌목을 시작했다. 이에 시민들은 비자림로 벌목 현장에 오두막을 세우고 텐트를 치고 감시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공사가 시작되는 구간은 작년 벌목 구간과 2km 정도 제2대천교이다. 다리 아래로는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이 흐른다.
비자림로 숲에 삼나무만 있는 줄 알고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천미천 주변은 자생 숲으로 예덕나무, 참솔나무, 식나무 등 다양한 식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2대천교 주변으로 단 이틀 동안 510여 그루의 나무들이 베어졌다. 비자림로의 일부인 제2대천교를 확장하면서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인 천미천도 마구 파헤쳐졌다.
비자림로 확장은 그나마 개발의 광풍에서 비껴서 있던 제주도의 동부 지역 난개발의 신호탄이며 공군기지로서 기능이 예측되는 제2공항 연계도로 공사의 시작이다.
하늘이 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청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라고 쓴 현판을 달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제주가 사라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제 멈춰야 한다. 멈추지 않으면 제주는 사라질 것이다. 제주를 지켜야 한다.
첨부사진 촬영: 이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