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19.09 | 62호여기 사람이 있다 | 현대판 고려장/김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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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이 있다 ]


현대판 고려장 

김명학(노들 장애인 야학)



내 나이 62세, 만65세까지 3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지금보다 장애도 더 심해지고 병원에도 더 자주 가야 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활동지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나는 한 달에 541시간을 받고 있습니다. 하루에 14시간인데 이 시간에 저는 노들장애야학에 가서 공부도 하고 장애인 인권에 관한 활동도 하고 개인적인 일상을 하기도 합니다. 헌데 3년 후인 65세가 되면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구분 없이 노인요양으로 넘어가 하루에 고작 4시간의 요양보호를 받으면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나같은 중증장애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겁니까?


이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으로 한다면 중증장애인이 만65살이 되면 사회활동들을 접고 가정이나 요양원이나 시설에서 그렇게 살아가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수십 년 동안 그렇게 자신들의 삶을 자신들의 의지와는 다르게 타의에 의해서 살아온 삶들인데, 이제 활동지원을 받아 이 사회에 나와서 소중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데, 만65세가 되었다고 해서 그 옛날로 다시 돌아가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활동지원 제도가 있기 전까지 저를 비롯한 중증장애인의 삶이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의로 인해서 빼앗긴 소중한 인권과 삶이었습니다. 저 역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거의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가족의 걱정을 한 몸에 받으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활동지원 제도가 실시되면서 저는 가족의 걱정에서 벗어나 혼자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은 완전히 멈추고 노인요양 4시간만으로사아가야 한다니, 만 65세가 되면 중증장애인이 비장애인이 되는 겁니까? 절대로 그렇게는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또 하나의 ‘차별’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현대판 고려장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는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습니다. 변해야 하는 것은 장애인이 아니라 이 사회입니다. 이 사회가 장애인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65세는 누구에게나 옵니다. 저도 이제 3년 남았습니다. 그 때는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현재 만65세 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앞으로 만65세를 맞이하는 도래하는 중증장애인들도 걱정들을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지원 연령 제한을 반드시 폐지하기 위해서 릴레이 단식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장애인 활동지원 만65세 연령 제한 폐지 !!!

장애인 활동지원법 즉시 개정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