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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 | 74호현장돋보기1 | 포기할 수 없는 투쟁,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 서울고용노동청 앞 농성촌 이야기 /김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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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돋보기 1 ]


포기할 수 없는 투쟁,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 서울고용노동청 앞 농성촌 이야기 

김주환(전국대리기사노조 위원장)




서울 도심인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는 이른 아침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힘찬 투쟁가가 울려퍼진다. 다양한 비정규직의 절박한 현실과 지지를 요청하는 방송과 함께 사내하청, 특수고용,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양한 비정규직의 요구가 담긴 피켓팅을 시작한다.



서울노동고용청 앞에는 세 동의 천막이 있다. 

첫 번째 녹색천막, 현대기아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이 17년간의 불파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32차례나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현대재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그 정몽구 정지선 일가는 현대푸드 비정규노동자들의 최저임금마저 갈취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이를 바로잡아야 할 노동부는 이를 방치 비호하기까지 하고 있어 그 책임을 묻기 위해 79일째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 옆 노랑천막, 일하다 죽어도 알려지지도 않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하여 대리운전노동자들이 74일째 농성중이다. 정부도 코로나19로 드러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처참한 삶을 더 이상 모른 척할 수만은 없었는지 ‘전국민고용보험’의 첫 단추로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한다고 발표하였으나, 전속성(한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이 높은 직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기준은 행정편의를 위한 것으로, 산재 특례적용을 받는 대리운전노동자의 산재가입은 20만 명 중 겨우 3명뿐이다. 대리운전노동자들이 농성투쟁에 돌입하기 직전 노동부는 428일 만에 노조신고 필증을 교부하였다. 그러나 대다수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아직도 노조 활동을 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설혹 노조를 인정받아도 자본은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교섭을 외면하고 있다. 이에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들은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 보장’ 최근 투쟁 사안인 전태일 3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이다.


그리고 마지막 파랑천막, 코로나19 재난 속에 정리해고를 당한 아시아나케이오 하청노동자들이 140일째 농성투쟁을 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 일가는 많은 자회사를 만들어 비정규노동자들을 착취하더니 코로나19가 터지자마자 최소한의 해고회피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하청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 이에 맞서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은 일터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였고 얼마 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으나 여전히 금호아시아나 재벌은 나몰라로 일관하고 있다. 각 천막들이 사정이 다르지만 모든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 진짜 사장의 사용자 책임,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함께 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모이기가 힘든 상황에서 서울고용노동청 앞 녹황청 삼색의 천막촌은 어느 새 간접고용과 특수고용 그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모인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의 공간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노동청 앞은 비정규노동자들의 공간이 되었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비정규투쟁문화제, 기자회견, 선전전 등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의 요구와 함성으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7월 22일, 금속노조는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전국순회 투쟁의 대미를 노동청 앞에서 투쟁문화제로 마무리하였다. 8월 14일에는 경사노위 합의안 부결 이후 민주노총 비대위는 농성촌에서 투쟁문화제를 열고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였다. 8월 20일에는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대책회가 기자회견을 통하여 ‘전속성 기준 폐지! 고용보험 전면적용! 노조법2조 즉각개정’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기간제 교사노조와 라이더 유니온은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 설립신고를 하였다. 며칠 전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투쟁에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러한 행사 외에도 9월 14일에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에서 저녁식사로 밥연대를 하는 등, 많은 동지들이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전에 연대하고 지지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코로나19 2차 확산 이후 방역 지침이 2.5로 강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농성촌 사람들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이 있기에 투쟁을 포기할 수 없었고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고되고 과로에 죽어 나가고 생계위기에 내몰리는 등 코로나19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생존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데 ‘재난의 고통이 취약계층에게 전가되지 않게 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언은 공허하기만 하다. 이제 비정규노동자들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100만 민주노총이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로 생존의 위기 속에서 고통받는 미조직 비정규노동자들의 손을 잡아 주어야 한다. 업종과 직종을 넘어 110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희망으로 민주노조운동이 우뚝 서야 한다. 서울고용노동청 앞 농성촌 사람들은 그 길로 꿋꿋하게 나아갈 것이다. 

(농성투쟁 일수는 9월 29일 기준입니다) 



#전속성 기준 폐지

#고용보험 전면 적용

#특고 노동기본권 보장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

#안전하게 일할 권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쟁취, 

#전태일 3법 쟁취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