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20.10 | 74호밥알단연대기 | 우리 모두를 꿈꾸게 하는 밥통의 밥 한 끼 /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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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알단 연대기 ]


우리 모두를 꿈꾸게 하는 밥통의 밥 한 끼 

계동(밥알단, 밥통 집행위원, 밥통 편집위원)


  

연대기라고는 공룡연대기밖에 모르던 나에게 밥알단 연대기는 아직도 낯선 단어 중 하나입니다. 돌이켜보면 저 이외의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기억이 대부분이었고, 2014년 큰 굴곡을 겪었을 때 제 옆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때 버릇을 완전 못 고쳐서 참 슬프지만 바꾸려고 노력하던 중에 만난 게 바로 밥통이었습니다.


글을 적다가 솔찬히 놀랐는데요. 밥통을 만난 지가 벌써 햇수로 3년이나 됐는데, 처음에 했던 다짐이 잘 안 지켜져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ㅠㅠ 아주 가끔 나가는 밥알단 연대이지만 항상 다녀오는 길에 느껴지는 뿌~듯함과 현장에서 너무너무너무x100~ 힘들지만 서로를 의지해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의 모습들에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오는 날들이 반복될수록, 제 삶의 빈 곳들이 채워지는 듯한 감사한 현장 경험들은 제가 선택한 사회 운동가로의 삶에 큰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현장을 가보았지만 현장이 다 그렇듯 물 얻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곳에서 집회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길 위에서 생활이 얼마나 고되고 외로운 싸움인지를 그 동안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현장에 출동을 나가면 화장실 한번 찾아가는 것도 스트레스 받게 되던데, 몇 시간 나가 있는 출동도 아니고 하루 온종일 거기에 있어야 한다니, 아무런 기약도 없이, 매일매일… 생각만 해도 현장의 고통이 느껴집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때면 외로움에 자연스레 끼니도 거르게 된다던 동지분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밥통이 출동하는 모든 곳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밥통이 가는 곳마다 좋은 소식들이 들려올 때면, 저로서는 작은 연대이지만 우리 밥통과 밥알단들이 모인 연대가 큰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에 밥알단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넘나 뿌듯해욤~ㅋㅋ


이런 사회적인 연대 플랫폼을 만들어낸 밥통 식구들이 참 대단하신 것 같고 운영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고 밥통 덕분에 저 또한 많은 활동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매일 먹는 삼시 세끼라 ‘밥한끼’의 중요함을 몰랐던 저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밥한끼’가 이토록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가를 밥통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밥 한 끼가 무엇이길래… babtong Magic~


밥통이 출동하는 날~ 밥알단으로 연대하고 돌아와 일하다가 배가 고파지는 시간이면 이상하게 밥통의 따뜻한 그 밥이 왜 그리 그립던지요. 제게는 어떤 밥과 반찬보다도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오는 소중한 ‘밥한끼’였답니다. 



팍팍한 제 삶에서 “이제는 더 이상 꿈꾸지 말자”며 잠들던 제가, “나만 잘 살면 되지” 하던 제가,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어울려 동지가 되고 함께 같이 어울려 행복하게 밥을 먹고 있는 시간이 정말 좋았고,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밥통의 밥 ‘한 끼’가 사람들의 어려움을 저에게 대신 말해 주었고 그 어려움을 덜어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셨습니다. 오롯이 제가 다한 것도 아닌데, 현장에서 고마움과 감사의 인사를 대신 받을 때면 너무 송구스럽고 부끄러우면서도 담에도 또 나와야지 다짐하지만… 아시죠? ㅋㅋㅋㅋ 반성합니다. 더 쓰면 반성문 연대기가 될 듯합니다. ㅎㅎ


우리가 같이 함께하는 따뜻한 밥통의 한 끼가 우리 모두를 꿈꾸게 한다는 게 참, 신통방통한 밥통인 것 같습니다.  “신통방통 밥알단”들이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꿈을 꿔봅니다. 

2021년엔 코로나도 물러가고 밥통이 가는 곳마다 행복한 웃음밥상이 피는 시간을 기원하면서~

밥통이 꿈꾸는 또 다른 세상을 향한 연대에 밥알단으로 초대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서울에서 쪼매난 밥알단 계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