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 | 밥통 87호

2021.09 | 85호밥알단 연대기 | 나의 몸짓, 누군가에겐 오지랖 /정순교

조회수 138


나의 몸짓, 누군가에겐 오지랖


여러 사연 속에 모인 사람들이 여러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동지로 하여 따뜻한 밥 한술 함께 나누는 밥통.

‘다른 세상을 꿈꾼다’는 모토처럼 현재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밥통의 시작이 2014년 즈음으로 알고 있는데, 내 경우는 2017년 정원스님의 소신 이후가 계기이다. 밥통과 처음 함께한 이 시기는 개인적으로 가장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였고 탄핵 촛불의 광풍의 시기를 겪으며 많이 혼돈스런 상태일 때였다. 얼결에 함께하여 누군가가 고공에 올라가고 누군가는 바닥을 기며 절을 하고 또 누군가는 목을 매던 그 현장에 밥을 하러 나섰다. 


그리고 아직도 거대한 적과 싸우는 힘든 동지들의 현장에 밥을 하러 간다.

애초 이기는 싸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갈랐다면 어느 누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했을까? 이길 수 없는 싸움이 아닌 이기기 힘든 싸움을 이겨내기 위한 의지들이 이 시간에도 전국 각지와 세계 곳곳에 이뤄지고 있다.

투지와 희망, 분노와 절망속의 여러 싸움 속에서. 


누구에게는 절박함으로 다가오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쓰잘머리 없는 일들이 있다. 누구의 가슴엔 감동을 주지만 또 다른 누구에겐 “어쩌라고?” 되물으며 지나칠 그런 일들. 이 사회에서 내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 없는 나와는 상관없는 현상들 개인주의적인 모든 습성들. 

산재를 당하고 해고를 당하고 철거를 당하며 온갖 부당한 대우와 억압도 직접 겪지 않으면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

특별한 추위나 더위 고난 없이 입에 풀칠 할 수 있으면 족한 그런 이야기.

내 입안에 밥 들어가기 바쁜데 남 일에 신경 쓸 필요 없는 무관한 그런 이야기.

그런데 그 무관함이 무관하지 않은 이야기.

혹자는 그런 것을 오지랖이라 부른다.


스스로 상술한 고통을 겪어본 자,

아니면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않고 살아왔던 자,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됐다,

이것을 바로잡고 싶다,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과 열정 그것들이 모이는 순간이다.


거창한 운동가가 되어 싸우거나 그렇지 않거나

최루탄, 물대포 빗발치는 최전선에 대가리를 처박거나

아니면 촛불 들고 가족끼리 친지끼리 감동적인 거리 공연을 보다 귀가를 하거나

없는 힘에 조직해 보려고 알리려고 백방을 뛰거나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 sns 에 도배를 하였거나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이런저런 사항으로 만나왔던 분들 

밥통과 함께 연대하는 분들

밥통이 연대를 하는 분들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같진 않지만 함께 하려는 그 오지랖이 좋다.



정순교 

세상에 정의가 바르게 흐르길 소망하며 시민활동가로 삶을 살아가면서 영상제작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