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23.05 | 105호밥통 책방 |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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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시몬 비젠탈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나치 유대인 포로수용소의 생존자로서 나치전범 색출과 ‘홀로코스트’의 실상을 세계 양심에 폭로한 시몬 비젠탈의 자전적 에세이 <해바라기>가 1부에 실려 있고, 그가 던진 질문에 답한 지식인, 종교인, 예술인 등 53인이 내놓은 답변이 2부 <심포지엄>에 들어있다. 


제2차 세계대전,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지낸 시몬 비젠탈은 어느 날 나치의 친위대원이었던 중환자 카를에게 불려간다. 카를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싶다며 용서를 해달라고 애원한다. 비젠탈은 용서해야할 수많은 이유들과 용서하지 말아야할 수많은 이유들 사이에서 고뇌속 침묵했고 카를은 다음 날 죽었다. 


그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의 질문에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 프리모 레비, 홀로코스트 생존자 작가 장아메리,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남아공 인권투쟁의 상징 투투주교, 중국강제수용소의 침상을 알린 해리우가 다양한 답변을 건넨다. 용서와 화해, 용서의 자격과 권리에 대해 어떤 이는 침묵을 옹호하고 어떤 이는 그의 용서 거절을 비판한다.


지구 곳곳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집단범죄의 실상과 대응방안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고 저자의 질문에 질문들이 이어진다. “가해자의 사과 없는 용서가 가능한가?” “그 어떤 범죄도 뉘우치기만 하면 용서받을 수 있는가?” “한 개인이 수많은 희생자들을 대신하여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는가?” 발표된 지 50년이 넘은 시몬 비젠탈의 글은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5.18의 아픔을 겪었던 우리시대의 화두이기도 하다.




글. 김지혜

옆지기와 함께 밥알단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