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23.06 | 106호경남 밥통 | 경남밥통의 새로운 시도 - 작은 사업장 선전활동에 나서다.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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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밥통의 새로운 시도

- 작은 사업장 선전활동에 나서다.




올해 1월 배달호 열사 추모제에서 300인분의 떡국 나눔을 시도한 이후 상당 기간 동안 휴지기를 보냈다. 2023년 경남 밥통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논의하는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이렇게 세월만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내놓은 계획이 투쟁의 달 5월부터는 월 1회 이상, 중소영세사업장이 밀집해 있는 공단지역을 방문하여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선전, 홍보 활동과 함께 커피, 음료 등을 나누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로 하였다. 

계획을 세웠으니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한발 더 나아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정기출동에 필요한 경남밥통 리플렛, 밥심연대단 회원 개별명함, 배너 등 홍보물을 만들었다. 밥알단들은 출동 때 나눠줄 아이스커피 시음작업을 하며 맛과 양을 테스트하고, 필요한 준비물품을 구하고, 사전답사를 하여 적당한 장소를 미리 선정해 두는 등으로 출동준비를 진행했다.



■ 한국산업단지공단 제5아파트형 공장

첫 출동 지역은 창원시 팔용동에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제5아파트형 공장으로 정했다. 5월 23일 오전부터 새로운 시도와 만남의 설레임으로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준비물품을 실은 3명의 밥알단들이 출발하여 미리 도착하였고, 일터에서 짬을 낸 2명의 밥알단들이 뒤이어 달려왔다. 그리고 현대모비스지회 2명의 동지들이 선전물(공단노동자 신문‘바지락’)을 함께 배포하기 위해 참여했다.

밥차를 세워두고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을 즈음에 사무실근무 노동자가 다가와 “나도 민주노총 조합원입니다”라고 인사하며, 물품 이동작업에 화물용승강기를 사용하도록 도와주었고, 식당 출입구 위치와 이동 동선들을 알려주며 자리 선정에도 도움을 주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편의제공을 받은 덕분에 빠르게 주차장건물 2층 식당 앞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아이스커피를 제조하며 점심 시간을 기다렸다.

처음하는 작업인지라 준비해간 커피의 양이 모자랐고, 즉석에서 아이스커피를 만드느라 어수선했지만 사전에 예상했던 100여잔을 훌쩍 넘겼다. 점심 시간이 끝나고 식당 정리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의 “우리도 한 잔 주세요”라는 우렁찬 주문을 끝으로 첫 출동은 즐겁고 뿌듯한 마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월림단지

5월 24일 창원 신촌동에 있는 월림단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만나기로 했다. 어제는 조금 어설펐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은 한층 여유로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준비된 물품을 싣고 2명의 밥알단이 출발하고, 일터에서 1명의 밥알단이 달려왔다. 위아지회 5명의 동지들이 선전물을 함께 배포하러 모여들었다. 이 공단 지역은 여러블럭에 있는 작은 공장들이 3곳의 식당에서 시간 차이를 두고 점심식사를 하는 특이한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식당앞 삼거리에 자리를 잡았고 어제보다 한층 틀잡힌 작업공정과 능숙한 커피 제조를 시작했다. 

위아지회 청년간부는 우렁찬 목소리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였다. 그 안내 덕분인지 준비한 100여잔을 넘는 준비물량이 빠르게 동나버렸다. 사실 이 지역 방문을 준비하면서 노동자들이 예전보다 많이 없다는 정보를 들어서 준비한 물량이 많이 남을 것이라고 은근히 걱정했는데, 100잔 기준으로 준비한 것이 오히려 부족하였다. 다음 출동할때에는 더 많은 양을 준비해야겠다.     




23,24일 출동현장에서 밥알단들이 외쳤다. “더운 날씨에 수고많습니다.” “ 커피 한 잔 드시고 가셔요”, 그 순간 사람들의 눈길이 밥차로 쏠렸고, “경남밥통이 뭐지?” , “시음회인가”, “ 그냥 먹어도 되냐?” 묻고 궁금해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이 더운 날 고생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돌보자고 후원모아 한다”는 안내를 하니 노동자들의 반응은 “잘 먹겠다”, “고맙다”며 함박웃음을 보내 주었다. 또 한 노동자는 “그런 일이면 우리도 후원해야겠네” 하면서 관심을 보내 주었다. 소박한 나눔이었지만 서로 반갑고 고마운 만남이었다. 




이번 출동에서 만난 노동자들의 관심을 확인하며, 잘 잡은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일정이 맞아지면 참여하겠다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반응과 지역동지들의 관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 단체도 있었다. 첫 걸음이었지만 좋은 반응과 보람이 있었고,
출동지역을 넓혀가보자는 적극적인 의견이 쏟아져서 더 큰 힘을 얻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다음 출동을 기대하게 되었다.    



 글. 김경희

여성평등공동체 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