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19.04 | 57호현장돋보기 | 강남 삼성타운 한가운데서 삼성의 잘못을 외치다!/한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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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강남 삼성타운 한가운데서 삼성의 잘못을 외치다!

-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규탄 집회 열려 

한광주(밥통 이사장)


지난 3월 19일 12시, 강남역 삼성본관 앞에서는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 ‘과천철거민대책위’  ‘삼성생명암보험피해자모임’이 공동주최하는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이재용을 다시 감옥으로 규탄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단위 이외에도 민중공동행동, 노동당, 민변 등 단체에서 연대하여 삼성의 파렴치한 행위를 규탄하며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밥통은 이날 150명분의 황태국으로 점심식사를 준비했으며 청각장애인 모임인 ‘사랑의 빵 나눔터’에서 호떡을 구워 간식을 나누었다. 또한 삼성생명암보험피해자모임에서는 컵에 담긴 딸기를 후식으로 준비하여 넉거리 풍성한 연대의 자리가 되었다. 

    

‘삼성생명 약관대로 지급하라’ ‘암환자는 살고 싶다’ ‘이재용을 구속하라’ ‘ 국정농단 처벌하라’ ‘노조파괴 처벌하라’ ‘철거피해 보상하라’ ‘부당해고 철회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조끼를 입거나 몸자보를 두른 집회 참가자들은 1시간여에 걸친 집회를 마치고 삼선 본관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저는 유방암환자 김근아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을 저와 같은 암환자들이시고 또 암환자 가족분들이십니다.” 라는 말로 발언을 시작한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삼성생명암보험피해자모임 김근아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암보험을 들었지만 막상 암이 발병 이후에는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피해자”라며, “많은 눈물을 흘렸고, 이 모임에 나와 보험금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하던 분들 중 몇분이… 가셨습니다.”라며 비통한 목소리로 묵념을 제안했다. 

지난 2018년 2월 8명으로 시작한 삼성생명암보험피해자모임은 현재 900명에 달하며 아침 8시부터 저년 8시까지 카톡으로 서로의 처지를 하소연하며 정보를 공유하며 정기적으로 삼성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왔다. 삼성생명은 그 동안 ①‘직접치료’가 아니라서, ②‘2008, 2013년 판례’ 때문에(승소적용 판례가 26건 이상이 있음에도) ③수술한 환자에게 ‘암잔존’이 없어서 ④항암약물, 방사선 치료 중 부작용 환자에게 ‘후유증, 합병증’이라서 ⑤요양병원 의사는 ‘전문의’가 아니라서 ⑥본 병원 주치의의 필수불가결한 입원(입원의 적정성과 필요성), 필요입원 적정기간이 며칠인지에 대한 소견서 동의시 지급 등의 이유를 들어 보험료 지급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가입 시 약관 그 어느 항목에도 위의 부지급 사유는 단 한 줄도 없다’는 게 이분들의 주장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제공의 강요, 문서 위조, 횡령 등의 예를 들어 삼성의 만행을 조목조목 들어 규탄하던 김근아 대표는 “아마도 삼성은 우리가 암환자라서 오래 못 살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무대에 올라선 과천 철거민대책위 방승아위원장은 먼저 “몸이 아프시고 억울한 피해를 당하시고 많이 분노하시는 분들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 하자니 많이 부담스럽기도 하다”는 말로 암환자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이렇게 투쟁을 하면서 개발 지역에서 무슨 떼돈을 바라고 버티고 앉아있다는 오해도 받고 때로는, 일당을 받고 누군가의 지원을 받아서 한다는 막말도 많이 듣는다”며 과천 철거민들의 아픔과 투쟁에 대해 발언했다. 이날 모인 과천 철거민들은 2005년 당시 과천3단지 상가세입자였다. 당시 과천3단지 157개 점포는 주로 세입자들이 장사를 하던 곳이었는데, 2004년 10월 29일 갑작스럽게 재건축 사업승인 인가가 났고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아무런 이주대책 없이 개발을 진행하였다. 생존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100여 명의 상가 세입자들은 2005년 6월 대책위를 경성하고 무분별한 재개발 인허가를 내준 과천시청과 주택조합, 그리고 삼성건설 현장을 오가며 투쟁을 시작했다. 과청시청과 주택조합 삼성물산은 대책위 소속 상가 세입자들을 한두 명씩 몰래 빼내서 일을 해결하다가, 2006년 11월 7일 오전 급기야 한겨울에 강제철거를 집행했다. 집기류까지 모두 빼앗기고 맨몸뚱이로 쫓겨나 권리금은커녕 보증금이나 시설비도 한푼도 보장받지 못한 채 삼성 자본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세분의 세입자는  지금까지 12년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철거 과정에 동원된 용역들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세입자들은 오히려 수천만 원의 벌금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이후 온갖 협박과 빈곤에 시달리는 생활이 이어졌다고 한다. 

대책위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삼성물산은 과천철거민 세 명을 본보기로 남겨놓았다는 정황이다. 재건축을 하는 곳마다 그곳 철거민들에게 '과천철거민은 12년 투쟁헸는데 절대 해결 안 해준다, 너희들도 그 신세 되기 싫으면 그냥 나가라'는 협박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삼성물산 주택본부장이 성북구청까지 찾아가 구청장에게 한 말이라는 기록이다. 

2005년 삼성물산은 과천3단지 5,400억 공사, 11단지 재건축, 구립과학관 공사 등으로 3년 만에 1조원 가까운 돈을 벌어갔으면서도 세입자들에게는 '억울하면 법대로 하라'는 막말과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 대책위의 설명이다.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의 이만신님 이재용님 김용희님은 삼성에서 노조를 만들려자가 해고된 분들이다. 이날 발언을 한 삼성정자 해고자 김용희님은 “저는 아직 해고 통지를 못 받았”다며  “1차 해고되었다가 복직되고 노조 포기하면 10억을 주겠다 했는데 포기하지 않았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24년이나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삼성중공업 이재용 동지, 노조 만들려다가 노사협의회위원장 신분으로 해고되어 저와 23년째 싸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최근에 노조방해 문건에서 밝혀졌듯이 SDI 이만신 동지, 문제 사원으로 찍혀서 7년째 노숙 투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희님은 “시민운동단체에게 제안합니다. 시민운동 단체가 힘을 삼성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이 문제를 다같이 해결해나 가도록 하”자는 말로 발언을 마쳤다. 


따뜻한 봄볕인가 싶다가도 찬기운 섞인 바람에 옷깃을 여며야 하는 날씨였다. “밥은 조금만 주세요. 저희는 많이 못 먹어요.”라는 주문을 하는 분들은 ‘삼성생명암보험피해자모임’ 회원인 암환자분들이었다. 평소에 담던 밥의 양에서 반을 조금 웃도는 양으로 배식을 해야 했기에, 이번 출동에서 밥이 꽤 남았다. 배식을 마친 밥알단 중 몇몇은 고개들어 메마르게 높이 솟아오른 삼성 타운 내 건물들을 올려다보고 한숨을 내쉬면서 섬뜩하다는 느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