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19.04 | 57호총회 후기 | 밥심, 올곧은 투쟁의 승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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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후기]


밥심, 올곧은 투쟁의 승리로 

- 2019 협동조합 <밥통> 총회를 다녀와서

신태섭(밥통 조합원)

  

아마도 밥통이 만들어질 때부터 참여한 사람이 맞을 터인데 저로서는 처음 참석하는 총회자리였습니다. 그만큼 무심했던 점이 없지 않아서 총회 참석하는 것조차도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창립조합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조합원들과 밥 한 끼도 같이 먹어보지 않았고 밥통 출동에 함께한 적도 없다보니 <협동조합 밥통>의 조합원이라는 사명감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무작정 회의 결과에 따라주기만 했던 수년간의 일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더욱 움츠러드는 마음이었습니다.


다행히 총회에서 보고되는 밥통의 년간 80여회의 출동과 어느 정도 체게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부분을 보니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고, 그동안 고생하셨던 동지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새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총회 참석한 분들 중에는 평소에 알고 계시던 선배 후배님도 계시고 처음 뵌 분들도 계셨는데, 급한 볼일로 뒤풀이를 못하고 먼저 나오게 되어 영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일년에 한 번 하는 총회인데 이런 기회에 조합원분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밥통이 출동하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조합원 개인사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생각에서 그러했습니다.   


1998년 기아차 구조조정 투쟁 과정에서 구속이 되어 항소심 최후변론을 했을 때였습니다. 그 긴장되는 와중에도 저는 판사에게 “밥은 하늘이라는 말이 있듯이 구조조정으로 우리 조합원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면 또다시 투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밥은 하늘인데, 밥그릇을 빼앗겨서 결국 장기투쟁을 벌이는 동지들에게 밥통은 참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밥통’이라는 말이 어떻게 들으면 (어리석은 사람을 이르는 말인)‘밥통’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우공이산처럼 밥통 소리 듣더라도 올곧게 그리고 끈기있게 활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힘들게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따뜻한 밥 한그릇 든든하게  함께 먹고 그 ‘밥심’으로 힘차게 싸우자는 밥통의 연대가 힘이 되어, 노동자의 올곧은 투쟁의 승리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