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19.07 | 60호여기 사람이 있다 |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투쟁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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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이 있다 ]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투쟁 4년

차헌호(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아사히글라스 정문 앞에 가면 크고 튼튼한 농성장이 있다. 아사히글라스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차린 농성장이다. 식당용 천막도 따로 있다. 일명 오성급 호텔 농성장이라고 불려진다. 농성장을 강제철거 당하고 나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신경 써서 지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자존심이 담긴 농성장이다. 아사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농성장에서 다섯 번째 여름을 맞고 있다.


아사히 자본은 178명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한 뒤 ‘법무법인 김앤장’을 고용해서 ‘법대로 하라’며 버텼다.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를 노동부에 고소한 지 2년 1개월 만에 노동부에서 불법파견만을 인정했다. 검찰 손에 넘어간 불법파견은 기소하기까지 또 1년 6개월이 걸렸다. 근 4년 만에 노동부와 검찰은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노동부, 검찰은 김앤장의 의도대로 해고자들이 지쳐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우린 긴 시간을 잘 버텼다.


검찰은 마침내 아사히글라스를 불법파견으로 기소했다. 우리가 이겼다. 불법파견을 불기소 처리한 검찰에 맞서 싸워 기소하게 만들었다. 투쟁으로 이룬 성과다. 대구검찰청 로비점거농성을 하며 연행당하면서도 싸웠다. 우리는 검찰의 아사히글라스 봐주기 행태를 폭로하며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비록 소수지만 죽자고 덤비니 검찰도 부담을 느꼈다. 검찰은 결국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로 사건을 떠넘겨 기소 권고를 받고서야 아사히를 기소했다. 


현재 아사히글라스는 불법파견으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달 7월 12일이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판결도 나온다. 


6월 19일 아사히 투쟁 4년, 승리 결의대회를 가졌다. 말 그대로 ‘승리의 결의’를 담은 대회였다. 전국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모였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 동지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함께했다. 밥통 동지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투쟁사업장을 다니는 이유는 분명하다. 안타까운 동정에서 나온 마음이 아닐 것이다. 밥 한 그릇에 투쟁에 기운을 불어넣고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밥통 동지들이 만든 밥을 수없이 먹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우리만의 승리가 아니라 밥통 동지들의 승리,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승리를 만들 것이다. 아사히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