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024.03 | 밥통 115호

21.05 | 81호밥알단 연대기 | 밥통의 밥이 채워지는 그 곳에 /소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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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알단 연대기 ]


밥통의 밥이 채워지는 그 곳에

소용희(경기장애인부모연대)


  


2018년 4월3일 밥통이라는 낯선 차에서 주는 국밥 한 그릇을 배고프니 그냥 먹었다.

그 땐 그 밥이 어떻게 내 앞에 왔는지 잘 알지 못했다.

  

나는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는 엄마다.


‘발달장애국가책임제’

치매를 국가책무로 선언하고 관리하기 시작했듯이, 발달장애도 국가책무임을 선언하고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이 사회에서 살 수 있게, 배제되거나 차별받지 않게 하라고 목이 터지게 외치고 있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이와 그 가족이 우리 사회 속에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209명이 삭발을 하며 투쟁을 하고 있던 그 곳에서 그 밥을 먹었다.


그 후 ‘밥통’과 인연이 되어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 농성장에 밥알단으로 출동을 하였고, 이번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 에 2018년 내가 그냥 먹었던 그 밥을 ‘밥알단’으로 참여하여 함께 준비했다.


2018년 그냥 먹었던 그 국밥이 감사했다.

주먹밥과 스크램즐, 오이무침을 만들며 간이 맞는지, 밥은 잘 됐는지, 어느 것 하나 정성을 들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함께 하시는 밥알단과 초면이지만 왠지 서먹하지 않은 이 느낌은 뭘까.

아마도 연대한다는 끈끈함일 것이다.

‘밥통’ 고맙습니다. 

‘밥알단’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도 항상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